·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자연 임신,인공 수정 실패, 한방 치료 후 시험관 1회에 임신 성공+출산

오늘은 한의학적인 치료로 준비 기간을 거쳐 시험관으로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 얘기를 드려볼까 합니다.

일반적으로 고령으로 시험관을 준비 중인 분들이거나 젊은 연령이어도 난자 채취에 실패하거나 난자의 질이 떨어지거나,
자궁 질환이나 내막의 문제로 착상이 잘 안되는 경우 등 시험관을 준비하면서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난자 채취 전에 한약으로 난자의 질을 높이거나, 배아 이식 전후에 한약 치료를 병행해서 착상 확률을 높이거나
유산률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는 데이터는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 데이터

논문을 예로 들자면

출처: Chinese herbal medicine for female infertility: An updated meta-analysis /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 (2015) 23, 116-128.

내용을 살펴보자면 난임 여성의 치료 데이터베이스에서 한약을 쓴 경우와 서양 의학의 방법으로 달성 된 임신율을 비교했습니다.
40건의 RCT에서 4247명의 난임 여성을 분석했고 그 중에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자궁내막증, 무배란, 나팔관폐색 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서양 의학 단독 치료보다 한약 치료를 병행 했을 때 배란률, 자궁경부점액점수, 자궁내막의 적정한 두께 등 가임 지표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보였고,
따라서 한약 치료 그룹에서의 평균 임신율은 60%로 서양 의학 치료 그룹의 33%에 비해 상당히 높은 임신율을 나타냈다는 결과입니다.







 

출처: Effect of Chinese Herbal Medicine on Female Infertility / Obstetrics & Gynecology International Journal. Volume 8 Issue 1 - 2017

이 논문 역시 난임 치료를 위해 한약, 침, 뜸 등의 다양한 방법을 병행 했을때
서양 약물만 이용 했을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나타낸다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건 부끄럽지만 제 논문인데요, 허허~ ^^;






9번의 시험관 실패(유산 3회) 이후 마지막 남은 동결 배아를 한약, 침, 약침 치료를 병행해서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이식하고,
임신 확인 후 안정적인 임신 유지를 위해 한약 치료를 해서 출산까지 성공한 케이스에 대한 논문입니다.
제 논문을 제가 보여 드리다 보니... 좀 부끄럽긴 하네요... ^^;;

 

이외에도 한약, 침, 약침 등 단독 또는 복합 요법으로 병행 했을 때 단순 임상례부터 실험 논문까지 다양한 근거는 있습니다.

# 케이스

이분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만으로 40세,

결혼 5년째 지만 처음엔 임신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가 갑작스럽게 임신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부부의 산전 검사 상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나 남편 분의 정자 활동성이 약간 저하되는 경향이었습니다.

급한 마음에 인공 수정을 시도 했으나 실패하고 이후 자연 임신이 되었으나 심장 소리를 체크하지 못하고 초기에 유산이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에 내원하신 것은, 이전 케이스에도 올린 적이 있는 월경 불순으로 인한 난임으로 고생하셨던 분의 친구라 소개를 받고 오시게 되었다더군요.

유산 후 조리도 해야겠지만 나이가 있어서 난자 상태가 좋지 않아 임신이 안되고, 되었다고 해도 유산이 된 게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이 컸습니다.

자궁 근종이 있기는 했으나 2cm대의 작은 사이즈였고 위치 또한 임신과는 큰 연관이 없어
어느 모로 살펴도 난소 기능 개선이 우선시되는 상태로 보였습니다.

한의학적인 진단 상에 특이할만한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이라 우선은 한 달 간 유산 후 조리 목적의 한약 처방을 썼습니다.
유산 후 하체의 시림이나 체중 증가, 불면증 등의 증상이 조절되었고 다음 달부터는 난소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 치료 방향을 변경했습니다.
물론 이 기간동안 자연 임신 시도를 권유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도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가 있는 분들의 경우 자연 임신 시도를 3개월 정도는 해보세요... 라고 설명을 드리기는 합니다만,
이분의 경우 남편 분의 문제도 있어서 마냥 자연 임신만을 기대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난소 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와 함께 너무 늦지 않게 시험관 시도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말씀을 드렸습니다.

본인도 나이가 있는지라  한약 치료가 끝나갈 무렵 시험관 스케줄을 시작했고 한 번의 시도에 바로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달 출산을 하셨고 산후조리차 다시 내원을 하셨습니다.

한 달 갖 넘긴 아기가 5kg이 넘는다며 육아의 고충을 토로하시며 몸조리를 해야겠다고 하시는데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안해보이더군요.

첫 과배란으로 남은 동결 배아가 2개 있어 둘째 계획에 대해 여쭤봤으나, 지금은 아이 키워보고 결정하겠다고 약간의 여유를 보이는 모습이...
처음 내원하셨을 때의 조급함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

저도 진료실에서 난자나 자궁내막이 아닌 육아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내심 즐거웠습니다.

# 시험관+한방 치료

시험관 시도를 하면서 한의원을 내원 하시는 경우는 참 많습니다.

다양한 이유에서 찾게 되는 것 같은데요,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난소 기능의 문제, 즉 과배란에 반응을 안하거나 잦은 배란유도로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아예 난자 채취자체가 안 돼서 난임병원에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해보라고 권유를 받고 오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배아는 잘 만들어졌는데도 이식이 잘 안 되거나 내막의 상태가 안 좋은 경우, 1,2차 혈액검사에서 임신은 확인 되었으나
유산이 반복되면서 임신 유지가 안되는 경우 등 다양한 이유들로 내원을 합니다.

시험관 시술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필요한 경우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더라도 과배란을 해야 하기도 하고,
이전에 말씀드렸듯 인위적인 호르몬제로 자궁 내막의 유전자 발현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긴 했지만
필요하면 호르몬제를 써서라도 내막을 두껍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약 처방이나 침, 약침, 본인에게 맞는 생활, 식이 등의 방법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케이스와 함께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