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난소낭종(6cm)+생리불순+여드름+안면홍조

난소낭종(6cm)+생리불순+여드름+안면홍조

이번에도 월경불순 케이스를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제목을 보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월경불순은 아닙니다.

물론 대부분의 월경불순 환자분들의 증상이 "생리주기불규칙" 하나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죠.

생리주기가 불규칙하다는 것으로 일어날 수 있는 신체증상은 아주 다양하니까요.

이분 역시 월경불순 보다는 다른 증상이 더 불편해서 오신 분입니다.

# 무월경과 함께 찾아온 난소낭종+여드름+안면홍조+etc...

1년전 검진했을 때 이상 없었으나 갑자기 3개월 동안 월경이 없었습니다.

이상해서 산부인과에 들러 검진을 해보니 우측난소에 6cm짜리 낭종이 있었습니다.

낭종사이즈가 줄어들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산부인과에서 처방해준 야즈(Yaz)를 처방해줘서 당연히 먹어야 되는 줄 알고 복용을 했고

야즈 복용 후 월경이 있었으나 이후 다시 무월경...

낭종은 5cm대로 경미하게 줄어드는 것 같았으나 무월경이 지속되면서 사이즈 변동은 없었습니다.

무월경과 함께 생긴 증상이 안면홍조와 여드름...

평소 있었던 냉대하는 더 심해져서 수시로 생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의 냉대하로 팬티라이너는 상시 써야 했습니다

.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몇달만에 한번씩 하는 생리기간에는 생리통도 심해지고 생리전 증후군으로 가슴 통증과 허리, 골반 통증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몸이 이상해서 혈액검사도 해봤지만 정상, 증상으로 의심되는 다낭성난소증후군도 아닌 것 같다고 하고

원인이나 문제가 될 만한 것이 없으니 피임약으로 주기를 조절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야즈는 복용을 해봤었고, 이후 월경불순은 다시 반복되었으니 뭔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아 지인의 소개로 내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히스토리

역시나 체크해야 할 것은 본인의 히스토리죠.

난소낭종에 안면홍조, 여드름... 증상은 다양하지만 결국 귀결되는 것은 월경불순이었습니다.

그러니 월경불순과 함께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죠.

초경 이후 월경주기는 그다지 규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최대 2개월을 넘기지는 않았으나 정확한 주기를 유지하는 편은 아니었고 20대 중반이 지나면서 주기는 더 불규칙해졌습니다.

그러다 3년간 미국에 잠시 머물게 되었을때는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아주 규칙적인 주기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다시 귀국한 후 2년 전부터 업무상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고 1년 전부터는 극심한 소화불량에 체중감소, 수면장애, 두통, 감기를 달고 살고,

잘 먹었던 음식도 소화가 안되거나 설사를 해서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 즈음부터 더 심해진 월경불순과 월경통, 안면홍조, 여드름...

평소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지만 추워서 조금만 따뜻하게 해도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어졌습니다.

여드름은 그런 열감으로 인해 더 심해졌죠. 사춘기때도 안나던 여드름이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 얼굴을 덮고 있으니 거울을 보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였습니다.

미국생활이 어땠는지를 물었죠. 음식이 입에 맞는 것은 아니었지만 스트레스가 없으니 육류나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소화에는 이상이 없었다더군요. 설사도 없고 잠도 잘자고...

그러니 두통이나 감기 같은 증상은 별로 없었습니다.

# 진짜 원인

이렇게 보면 이제 진짜 문제는 월경불순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겠죠.

난소낭종이나 여드름, 안면홍조가 월경불순으로 인해서 발생한 것이지만 결국 월경불순도 위의 상황으로 인해서 발생한 하나의 증상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스트레스에 과민하게 반응한 몸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죠.

스스로도 직접 얘기를 하긴 했지만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몸이 힘들다고는 했습니다.

그렇다면 치료는 본인이 표현하는 대로 스트레스로 인해 과민해진 소화기를 비롯한 몸상태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맞겠죠...

그렇게 3주 정도를 치료하자 낭종사이즈가 절반 정도로 줄어 3cm미만이 되었습니다.

반대쪽 난소에서는 정상배란을 준비하는 난포도 관찰 되었죠. 다시 3주 정도가 지나자 월경이 찾아왔습니다.

한 주기의 정상 월경이 지나자 얼굴의 홍조도, 여드름도 훨씬 가라앉는게 눈에 띌정도 였습니다. 당연히 소화기능은 좋아져서 밀가루를 먹어도 불편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발생했던 난소낭종은 월경주기가 불규칙하면서 발생한 낭포성 낭종이었을 것이고

월경주기에 따른 호르몬 균형을 되찾으면서 피부와 안면홍조도 개선된 것이겠죠. 궁극적으로 월경주기가 개선 된 것은 몸 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일 것이구요.

# 기승전 몸...

내용만 쓰~윽~ 훑어 봐서는, 몸만 편하게 해주면 다 낫는거네~ 라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막상 그 사람을 만나서 이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과정이 그리 쉽지 만은 않습니다. ^^;;

기껏 말해 놓고도 그 원인을 못찾아서 한참을 헤매기도 하구요...

모든게 그렇듯 해답을 알고나면 뻔해보이는데 그렇지 않으니 문제가 어려워지는 것이겠죠.

여튼 쉽게 생각하는 생리불순으로 정말 많은 증상들이 유발됩니다.

내원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여드름으로 피부과 클리닉 몇달씩 받고 오시는 분들이 절반이 넘고,

소화장애로 내시경을 비롯해 내과, 한의원 여러 치료 거쳐서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 생리불순을 유발한 원인을 알아내고 그에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데 역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리 한두번 안하는게 별 문제 아닐 수 있겠지만 치료해도 반복되는 여드름, 체중변화, 소화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게 생리불순이라면

단순한 문제는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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