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서연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 출산 후 생리통이 심해졌어요.

“출산 후에 생리통이 줄어든다 하던데.. 저는 오히려 생리통이 심해졌어요.”

“출산 후에 생리 양도 많이 늘어서 너무 힘드네요.”

오늘은 출산 후 생리 양이 늘고 생리통이 심해지는 것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생리통이 심하다고 하면 “애 낳으면 다 괜찮아져.” 하고 말씀하시는 어른들이 종종 있으신데요.

출산 후 생리통이 완화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분만 후 자궁경부 입구가 넓어지면서 자궁내막과 생리혈 배출이 원활해져서,

혹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자궁근육이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미세한 신경들의 손상에 의해 감각이 둔화되어서 등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어요.

실제로 출산을 경험한 이후로 드라마틱하게 생리통이 완화되거나 아예 사라졌다는 경험들을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근데 한편으로는 출산 후에 없던 생리통이 생기거나, 임신 전보다 생리통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출산 후 첫 생리는 양이 많은 경우가 비교적 흔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생리 양이 많거나 점점 많아진다면, 혹은 생리통이 계속 심하다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기에 꼭 점검이 필요합니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자궁내막도 얇아지게 되고, 난소 기능도 저하되고 호르몬 반응도 약해지면서 생리 양이 줄고, 또 그와 함께 생리통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니 반대로 나이가 들면서 생리통이 심해지거나 생리 양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면

자궁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체크가 필요하구요.

이 때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들로는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인 ‘자궁선근증’에 대해 얘기할게요.

아시다시피 자궁선근증은 생리 때 탈락이 되는 자궁내막조직이 자궁근육층을 파고들어 증식하여 생리양 증가, 생리통, 하복통, 골반통, 성교통 등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선근증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 더 잘 생길 수 있는데요.

(물론 출산을 하지 않아도 생길 수 있어요.)

출산 여성에서 더 흔하게 생기는 이유는

자궁선근증이 자궁근육층의 탄력과 관계가 있기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탄력 섬유가 약화되었을 때 내막조직이 근육층으로 파고들기가 더 쉽기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경우에 수술 시 손상된 자궁근육층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근육층으로 파고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궁선근증은 병변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잘못 파고 들어가 있는 선근증 조직만 선택적으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고,

선근증 조직을 없애기 위해서는 자궁 전체를 들어내는 적출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궁선근증 진단을 받게 되면

자궁을 잘 보존하면서 선근증으로 인한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치료를 하는 것을 최선이라 보는데요.

(물론 사람들의 연령이나 선근증의 정도와 증상 등에 따라 치료 목표나 최선의 치료 방법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자궁선근증 자체가 악성질환(암)이 아니고 폐경 이후에는 선근증이 문제되지 않기에

불편한 증상만 잘 조절이 된다고 하면 그렇게 보존적 방법으로 관리하면서 건강하게 폐경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이러한 증상 조절제로서는

비잔정과 같은 경구복용 호르몬제가 있을 수 있고,

자궁내 삽입 호르몬장치(미레나) 시술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르몬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불편감(체중증가, 부정출혈, 여드름, 소화불량, 갱년기 증상 등)을 고려해야 하고

또 호르몬제는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에 이 부분 역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한방치료를 통해서도 자궁선근증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한약재들 중에 내막조직이 파고들어 발생하는 염증을 완화하고 잘못된 부위에의 내막조직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생리통과 과도한 생리 양을 조절하는 것들이 연구로서 입증된 것들이 있고,

또 한방치료를 통해서는 선근증을 악화시키는 몸 내부의 불균형 등을 교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답니다,.

출산 후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혹시 선근증은 아닌지 점검 받아보시고

내 현재 연령과 질환의 상태, 앞으로의 임신 계획 등을 종합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