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vent_available 11.10.19 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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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보궁이

자궁이 커졌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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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이 커졌대요’


 

평소 생리통이 심하던 32살 주부 이 모씨, 생리 때만 되면 데굴데굴 온 집안을 굴러다녔다. 어른들 이야기로는 아이를 낳으면 있던 생리통도 없어진다고 하더니, 애를 둘이나 낳았는데도 생리통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참다 참다 못하여 병원을 방문했다가 이씨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자궁이 두꺼워지고 커져있다는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자궁에 혹이 생긴 건가 싶어 재차 물었더니 혹이 생긴 것이 아니라 자궁선근증이라는 병으로 자궁의 벽이 두꺼워진 것이라고 하였다.
 

자궁선근증이라니, 처음 듣는 병명에 당황하던 이 모씨는 병원에서 수술 권유까지 받았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고 하였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이 자궁벽 안쪽으로 파고들어 자라나 자궁벽이 두꺼워져 자궁 몸체 자체가 커지는 질환이다.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종처럼 정확히 어떤 혹의 형태가 있다기보다는 내막이 부풀어 근육 층을 파고든 형태이기 때문에 대개 ‘커진 자궁’으로 진단한다.

자궁이 커지고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기 때문에 출혈과 월경통이 심할 수 있으며 대개 자궁내막증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병원에서는 두꺼워진 자궁벽을 제거하거나 자궁을 통째로 절제하는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직 나이도 젊고 자궁 기능 개선을 통하여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보였기 때문에 먼저 이씨를 진정시키고 상담을 시작했다.
 

“선생님, 꼭 수술을 해야하는 걸까요? 아이를 더 낳을 생각이 없긴 하지만 자궁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모르겠어요.”

“수술이 능사는 아닙니다. 환자 분의 맥이 약하고, 증상으로 보아 어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함께 치료한다면 자궁의 기능도 함께 회복되어 크기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서였는지 이씨는 너무나 기뻐하였다. 이씨는 몸이 차고 맥이 약하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몸을 보해주는 탕약과 자궁의 어혈을 빼줄 수 있는 한방 좌약인 보궁단을 함께 처방하였다.
 

두 달 후, 재진 차 다시 내원한 이씨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었다. 얼마 전 다시 산부인과 검진을 받았는데 두 달 전에 비해 자궁벽의 두께가 1cm 정도 줄어들어 있었고, 극심했던 생리통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였다. 너무 고맙다며 앞으로 열심히 약을 먹고 치료를 받겠다며 다짐하는 이씨를 보자 나의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박성우 원장 / 경희보궁 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