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괴로워요, 수족냉증의 원인과 관리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만드는 겨울. 이 겨울에 유달리 더 얼어붙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손과 발이 유달리 찬 수족냉증 환자들이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도 손이나 발에 차가움을 느끼는 상태로, 심하면 손발 뿐 아니라 팔꿈치, 무릎까지 시리고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실내에서 장갑을 벗고 있다가 악수를 하거나 손을 잡으면 깜짝 놀랄 정도로 손이 찬 사람들, 다른 계절에도 집안에서 장갑을 끼거나 양말을 꼭 챙겨 신어야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에게 겨울은 특히 더 무서운 계절이다.  

▶ 수족냉증의 원인

수족냉증은 기본적으로 말초혈액순환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즉, 따뜻한 혈액이 정상적으로 운행하면서 손발 끝까지 데워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말초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원인으로 크게 허약해서 생기는 경우와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생기는 경우로 구분한다.

먼저 허약해서 생기는 경우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양기가 부족하거나, 기혈이 부족해서 운행할 능력이 떨어지거나, 기혈의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위가 허약한 경우가 있다. 기(氣)에는 크게 음기와 양기가 있는데, 음기는 차갑고 진정시키며 하강하는 기운이고, 양기는 따뜻하고 활동적이며 상승하는 기운이다. 잘 때는 음기가 제대로 작용해야 충분히 수면을 취할 수 있고, 낮에는 양기가 제대로 작용해야 각종 신체 및 정신적인 활동을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양기가 부족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움직임과 관련된 모든 활동이 둔화되고 따라서 혈액의 순환도 원활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추위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나이가 많은 경우 등에서 발생하기 쉽다. 

기혈이 모두 부족한 경우는 기 뿐만 아니라 혈도 부족하여 전체적으로 신체의 기능이 떨어져서 수족냉증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여기에는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하거나, 오랫동안 병을 앓은 경우, 영양 부족, 또는 출산이나 수술로 인해 피를 많이 흘린 경우 등이 해당된다. 

한의학에서 비주사말(脾主四末)이라고 하여 비장이 사지말단을 주관한다고 본다. 즉, 비장이 튼튼해야 사지말단이 건강하다는 뜻이다. 비장은 소화기관을 관장하는 중요한 장부로, 흔히 위와 함께 ‘비위’라고 표현하며 음식물의 소화흡수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흡수한 영양분을 운행시키는 것에도 관계하므로 비위가 건강하지 못하면 사지말단으로 영양분과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 따라서 제대로 먹지 않거나, 불규칙하게 먹거나, 신선하지 않거나 합성조미료가 든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많이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등 식생활을 건강하게 하지 못하면 비위의 기능이 약해져서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단지 수족냉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화불량이나 비만 또는 과소체중, 역류성 식도염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대부분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다. 몸에 허약한 부분이 없어도 스트레스는 기혈의 흐름을 방해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기혈의 막힘은 풀기도 쉽고 수족냉증까지 일으키는 경우도 적지만 오랫동안 반복된 스트레스는 화병이 되어 자율신경실조증을 일으킬 수 있고, 가슴통증과 소화불량, 그리고 수족냉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 수족냉증의 관리

수족냉증은 기본적으로 몸의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나타내주는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다면 당연히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하고, 당장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도 방치하면 해가 더해갈수록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 생활을 점검해서 증상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특히 수족냉증은 여성들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족냉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생리통이나 불임, 자궁질환 등에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겨울에 패션을 위해 미니스커트나 얇고 화려한 옷, 보온성 약한 신발 등을 고집하기보다 내복과 폴라티, 기모스타킹과 바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따뜻한 외투, 목도리와 모자, 장갑 등을 충분히 활용하여 보온성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또 커피나 술은 혈관을 수축시켜 체온을 떨어뜨리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 유자차, 모과차는 겨울철에 면역력을 높여주고, 생강차는 감기 예방에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 뛰어난 차이므로 커피나 술 대신 자주 마신다면 수족냉증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동은 신체내 기혈순환을 개선시켜주는 대표적인 방법이므로 최소한 일주일에 3회, 각 1시간씩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