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다낭성난소 증후군. 끈기와 노력만이 답이다

어느 신문 기사에서
고등학교 한 반에 월경불순이 있는 여학생이
절반이 넘었다는 내용을 본적이 있습니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은 다이어트, 학업스트레스, 늦은 수면시간, 부족한 운동 등
일상생활에 정상적인 월경주기와는 상극인 요소들이 많아
오히려 월경주기가 정상적이라면 이상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 연령대에서 월경불순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꼽을 수 있겠는데요,

예전에는 병명도 생소해 하고, 이 질환에 대해서 모르고 내원하시는 분들이 상당했는데요,
요즘은 딸을 두신 엄마라면 거의 대부분 어느정도는 인지를 하고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이번에 말씀드릴 케이스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 받고 온 여학생의 이야기 입니다.

케이스의 여학생은 2017년 12월에 처음 내원했는데요,
고2부터 월경불순이 있었고 2,3주 이상 지속적인 출혈에
가끔씩 쏟아지는 출혈로 생활이 힘들기도 하고
어떤때는 2개월 이상 월경이 없기도 한
말 그대로 종잡을 수 없는 월경양상이었습니다.
어떤 달은 한 달 내내 패드를 쓰느라 피부가 진무르기도 했고
어떤 때는 기다려도 마법의 소식이 없어 언제 할지 모르는 불안함이 지속되었죠.

이후에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 받았고
피임약의 일종인 야즈(Yaz)를 처방 받아서 복용중이었습니다.

일시적인 월경불순인 경우 경구피임약으로 주기 회복이 가능하지만
월경불순이 2,3년 이상 지속된 경우 피임약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장기간 월경불순이 있는 경우 기본적인 난소기능 저하가 병행되는 상태이므로
피임약을 복용할 때에는 정상적인 월경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중단하면 원상복귀 되거나 오히려 무월경 또는 부정출혈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여학생 역시 야즈 복용을 중단 한 후 정상적인 월경주기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포함한 월경불순을 치료할 때에는
단순히 자궁이나 난소의 문제로 국한시키지 않습니다.
애초에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도 많지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 경우도 있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이 여학생은 체중도 39~40kg을 왔다갔다하는 저체중인데다
어렸을때부터 인스턴트 음식이나 과자 등 단음식을 좋아하고
채소는 거의 안먹는 생활이 일상이었습니다.
더부룩함과 메스꺼움 같은 소화불량은 단짝 친구같은 증상이었고
두통, 어지럼증, 빈번한 감기, 수족냉증, 수면장애, 빈번한 근육통까지
같이 내원하신 어머님 입장에서는 월경불순 말고도
고쳐야할 증상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셨습니다.

자궁과 난소도 몸의 일부이니 전체적인 몸 상태를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식생활과 운동에 대한 티칭도 잊지 않았구요.
본인 스스로도 생활 개선의 의지가 있어서 식사 조절과 근육량 늘리는 운동을 꾸준히 했고
한약 복용과 침, 약침 치료를 규칙적으로 한 덕에 수시로 반복되던 부정출혈이 없어졌습니다.
소화와 대변도 편해졌고 2주 정도 지나자 난소에서 배란을 준비하는 난포가 보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월경 직전의 자궁내막상태가 관찰되었고
이후 정상적인 월경이 있었습니다.
부정출혈 없이 정상적인 생리가 찾아왔고 1주일 내로 끝나
패드를 오래 사용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다고 했습니다.
다시 2주가 지나자 배란기 자궁내막과 난포가 관찰되었고
이후 34일만에 다시 정상적인 월경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주기.. 한주기.. 배란과 월경을 반복하며
부정출혈 없는 33~37일의 규칙적인 월경주기를 4회 동안 유지 하였고
이후에는 한약 복용 횟수와 침, 약침 치료의 횟수도 절반으로 줄였고
그 상태에서도 월경은 규칙적으로 유지해서
두 달 후 한약도 중지하고 침, 약침 치료도 한달에 한번만 하면서 경과를 관찰했습니다.
초반에는 약간 길어졌던 월경주기가 이후에는 30일, 28일로 맞춰졌고
치료를 중단 한 후에도 5회 이상의 정상적인 월경과 부정출혈이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은 정말 메뉴얼대로 치료가 진행되었던 모범적인 케이스 입니다.
지루할 수 있는 6개월의 치료와 종료이후 6개월 이상의 경과관찰을 아주 잘 따라와주었고
식생활과 운동 같은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도 잘 챙겨서 해줬답니다.
그 결과 2018년 12월에는 늘 불안했던 출혈도 없고 예상되는 날에 맞춰 패드를 준비하면 되니
안심이 된다고 하더군요...

이처럼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월경 자체가 불규칙하므로
한두번 생리를 했다고 해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치료 중에 규칙적인 월경이 돌아오는지 관찰하는데 한달한달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아주 모범적인 케이스의 경우에도 치료 종료를 말 할 수 있기까지
1년의 기간이 걸리는 거라 인내심 꾸준한 노력도 필요하니
치료과정에서 몸 뿐만 아니라 정신수양이 되기도 한답니다. ^^;;

다낭성난소증후군과 생리불순...
생리를 안하니 오히려 편해서
어떻게 보면 가벼운 질환이라 여길 수 있는데요,
어떤 상태에서 어떻게 발생한 것이냐에 따라
방치할 경우 단순히 생리문제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으니
관심을 기울이고 내 상태와 원인에 맞게 치료하시는 것이 정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