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vent_available 19.05.27 1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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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명주

·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자궁경부이형성증. 도대체 뭘까...!!

location_on지점명 : 강남점

본문

이번엔 자궁경부이형성증에 대한 케이스를 얘기해볼까 합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자궁경부암의 전단계에 해당하는 상태로
최근 검진의 활성화 덕에 빨리 발견되기도 하고
조기에 치료를 해서 관리가 되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너무 과잉된 대응을 해서 무리가 되기도 합니다.

자궁경부의 상피는 재생이 가능한 조직으로
이형성 세포가 관찰된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면역과 재생기능으로
조직의 회복이 가능한 부위 입니다.
따라서 경과를 관찰하며 고려해도 될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병변이 있는 자궁경부를 원뿔모양으로 잘라내는
원추절제술을 성급하게 결정하게 되는 분들 역시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고 내 몸이지만 직접 보이지도 않은 부분이라
조직이 이상하다고 하면 당연히 도려내버려야 안심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하지만 자궁경부이형성증의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이고
바이러스의 특성상 환부를 도려낸다고 하더라도 내 면역기능이 정상화되지 않는한
재발이나 악화의 위험성은 늘 상존하게 됩니다.
따라서 원추절제술은 근본적인 치료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HPV는 감염경로가 성관계이지만 남성에게서는 증상이 발현되지 않아
확인이나 원인차단 또한 쉽지 않지요...

이번에 말씀드릴 이 케이스의 여성분 역시 그런 고민으로 내원하셨습니다.

첫 내원인데 손에는 두툼한 서류봉투를 들고 오셨습니다.
이전에 검사했던 S병원 C병원들의 기록을 모두 가지고 오셨습니다.
폴립과 자궁내막증식증의 과거력이 있지만 현재의 주증상은
자궁경부이형성증이 의심되어 조직검사를 해둔 상태이고
병원에서는 이미 원추절제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잦은 분비물과 악취, 질염 등의 증상이 있었고
예전에도 질분비물에 출혈이 섞여 나온 적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 없다는 검사 소견을 들었었기에 이번에도 별 문제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원추절제술 얘기를 듣고보니 무섭기도 하고 걱정도 되어 어머님과 함께 내원을 하셨더라구요.
무남독녀 외동딸을 금지옥엽으로 키웠는데 조직검사만으로도 힘들어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원추절제술을 할 엄두가 안난다며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방법을 찾다가 내원하셨습니다.

한의학에서 자궁경부이형성증은 면역기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면역기능이 정상화 되어야 상피조직에서 방어를 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재생이 원활해져서 회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분의 몸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했습니다.
20대초반부터 심했던 체중기복과 식이장애,
1년전 극심한 스트레스 이후 대상포진, 독감이 한꺼번에 찾아와 체력악화가 심각한 상태였지요.
당연히 소화나 대변은 원활하지 않았고 순환기능도 좋지 않아 손발은 늘 차고
얼굴은 조금만 온도변화가 있어도 홍당무처럼 변했습니다.

고위험군의 바이러스가 많이 검출 되었으나
조직검사 결과를 살펴보니 다행히 치료를 해볼만한 단계로 판단되어서
면역기능과 위의 증상들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한약처방을 하고
침과 약침치료, 좌훈을 주기적으로 반복했습니다.

첫 한달이 지나자 붓기가 빠지면서 대변이 원활해지기 시작했고
감정기복과 분비물과다, 식욕항진 등의 증상이 있었던 생리전증후군이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늘 생리전에는 내안의 다른 내가 튀어나오는 것 같았는데
이번은 생리를 시작하는 줄도 모르게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두번째 세번째 주기가 지나면서 빈번했던 분비물이나 악취도 줄고
생리전 피부트러블이나 생리통도 없어지고 생리혈의 양상도 맑아졌습니다.

최근에 조직검사를 한 상태라 재차 조직검사를 권유하기는 힘들어
세포진검사(PAP)와 HPV를 중간점검 목적으로 시행 했습니다.
고위험군의 HPV는 남아있으나 세포진검사상에 악화되는 소견은 보이지 않아 치료를 지속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전반적인 신체 상태가 개선되는 것이 중요한 판단 요건이기도 했습니다.

초음파로 쉽게 관찰되는 혹이나 통증으로 짐작할 수 있는 질환이라면 더 편했을 수 있으나
질환의 부위가 눈에 보이는 부위도 아니고 출혈이나 분비물이 없다고 하더라도
스스로가 체크해 볼 수 없는 질환인지라 치료 과정중에 생기는 불안감은 참 조절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환자분이 전반적인 증상들과 컨디션이 개선되는 것을 느끼면서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간의 치료를 하고 다시 C병원으로 가서 검사를 하려고 했는데
세포진검사결과도 그렇고 질확대경이나 HPV 검사결과도 너무 깨끗해서
조직검사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내년에 정기검진 하러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너무 기뻐서 전화보다는 직접 찾아와서 말 하고 싶었다며 진료실에서 얘기를 들려주시는데
어머님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달라셨다고 했을때 저도 어찌나 감사했던지요...

손발도 따뜻해지고 무엇보다 몸이 가벼워져서 강제로 다이어트했을때 보다 몸상태가 훨씬 좋다며
검사상 이상이 없어도 치료를 계속 하겠다며 이후 결혼준비를 하면서도 치료는 지속하셨답니다.

자궁경부이형성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원추절제술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수술로 제거된 부위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해볼 필요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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