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vent_available 20.06.05 1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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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명주

·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 임신이라는 오묘하고 환타스틱한 결과물... 인간의 영역은 아닌걸로 ~

location_on지점명 : 강남점

본문

생각 난 김에 난임 케이스 하나 더 올려볼까 합니다. 

이분은 너~무나 메뉴얼적으로 진행된 분이라 임신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되었으면 해서 말씀드리네요, 

 

3교대 간호사 9년차...

다들 아시겠지만 3교대 근무는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잠을 자야하는 인간에게는 참 좋지 않은 직업입니다. 

바로 앞에 소개했던 케이스의 분도 항공 승무원으로 

주야가 바뀌고 불규칙적인 생활패턴인게 몸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상당했다고 판단 되었는데요, 

이분 역시 3교대 근무로 나이트, 이브닝 근무를 하게 되면 데이 근무일때와는 생활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결혼 후 주간 근무인 남편과 생활을 같이 하다보니 식사패턴이 더더욱 달라지게 되고 

야간 근무 끝나고라도 숙면을 취해야 하는데 남편 출근시간에는 어쨌든 한 번은 깨게 되니 수면패턴도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6개월 사이에 체중이 10kg 늘어나고 몸 상태는 점점 더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근무 패턴이 불규칙한 분들에게는 질환이 다양하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주기적으로 규칙성을 띄어야 하는 월경에 있어서 이런 근무패턴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근무를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지요. 

 

병원에 내원하시는 분들 중 간호사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승무원이나 3교대 경찰근무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꼭 직업상으로 야간 근무를 하지 않아도 

야간에 집중이 잘 되어서 온라인 판매 등의 재택 근무를 하시는 분들중에서도 

새벽까지 일을 하고 낮에 주무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더군요. 

그런 분들에게는 처음 뵌 날 부터 꼭 드리는 말씀이 있는데요, 

근무시간을 바꿀 수 있으면 바꿔주시고, 바꿀 수 없으면 햇볕과 많이 친해지세요~ 라고 말씀드립니다. 

 

인간은 박쥐나 올빼미가 아닙니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해가 뜨기 전에 활동을 시작할 것을 대비하고 

해가 지면 휴식과 회복에 중점을 두는 패턴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것에 반(反)해서 생활을 하게 되면 병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바꿀 수 없다면 그에 가까운 상태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근무패턴이 불규칙한 분들에게는 근무를 바꿀 수 없으면 최소한의 노력을 해달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게 바로 낮에 햇볕보기 입니다~ 

물론 햇볕을 보면서 활동량을 늘려 깨어있는 상태처럼 만들어 주면 더 좋아서 

햇볕 쐬며 산책하거나 운동하기를 권유드립니다. 

그것도 규칙적으로 해주면 더더욱 좋겠지요. 

 

좀 더 전문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뇌에 있는 송과체와 연결시켜 말씀드릴 수도 있는데요, 

진화적인 측면에서도 눈의 기능을 했던 부분이고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빛을 감지하는 곳이기도 한 송과체는 현재 그 기능이 제대로 밝혀져있는 않은 곳입니다. 

밝혀진 기능 중 하나는 바로 수면과 연관된 멜라토닌을 합성하는 내분비 기능인데요, 

다른 동물에서도 이 송과체는 성기능의 발달이나 번식, 신진 대사, 수면, 일주기에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송과체의 기능 중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이름이 너무 길죠...GnRH라고 줄여서 씁니다^^;;)의 분비패턴을 바꾸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을 보아도 일주기 즉 낮과 밤의 규칙적인 생활과 수면패턴이 

생식기능과 절대 동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이 내용을 살펴보면 밤에는 모든 혈류들이 수렴되어 재정비를 하고 

해가 뜨고 몸이 활동을 시작하면 전신으로 퍼뜨려준다고 말하고 있죠. 

한의학 고전(古典)에서도 해와 같은 리듬으로 생활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여름에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 활동을 많이 하고 겨울에는 해가 짧은 만큼 잠도 길게 자는 것이 좋다고 되어있습니다. 

 

삼천포로 너무 돌아갔죠? ㅋㅋ 

다시 케이스 얘기로 돌아와 볼게요... 

이분은 1년간 열심히 임신 시도를 했으나 좋은 소식이 없자 인공수정을 선택했습니다. 

두번을 했으나 실패를 반복하자 조금은 생각이 달라지셨는지 저희 병원에 내원을 하셨죠. 

 

몸 상태를 살펴보니 수면이나 생활패턴 때문에 쌓인 피로감과 증상들도 있거니와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숙면은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더군요. 

근무하고 3,4년 지나고서부터는 알게모르게 줄어들었던 월경량이 이제는 많은 날 작은 패드 3개를 채울둥말둥... 

 

10년 가까이 근무한 직장을 바꾸라고 말할 수도 없고 

이제와서 바꾼다고 몸 상태가 바로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햇볕과 친해지는 것이었죠. 

 

잠을 자면서 혈류흐름도 낮추고 휴식모드에 들어가야할 시간에 

바짝 긴장한 상태로 근무를 해야 하니 긴장과 이완의 패턴이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약치료 역시 그런 부분을 도와주기 위해 접근을 했고 

생활에서는 최대한 낮과 밤의 차이를 둘 수 있게 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치료 초반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월경 2주기 정도 지나니 월경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반응을 보였죠. 

물론 숙면은 아직 안된다더군요... 10여년간 만들어진 몸상태라 바로 바뀔수는 없겠죠... 

 

그래도 배란양상을 관찰하고 임신시도 기간을 설명드렸고 

생리 전 검진을 하는데 평소보다는 내막두께가 상당히 두꺼워보였습니다. 

혹시? 싶어서 여쭤봤더니... 본인도 혹시? 싶어서(ㅋㅋ) 임신 테스트기를 해봤는데 음성이었다더군요... 

그래도 평소보다 많이 두꺼운 자궁내막에 그래도 혹시(!?^^;;)모르니 조심하시라고 말씀은 드렸습니다. 

검진할때 남편분이 같이 내원하셔서는 아직 생리주기 넘기지도 않았으면서 

괜한 테스트기 버린다고 핀잔을 주시더라구요... 

그래서 부인분 마음을 너무 모르신다며 제가 되려 핀잔을 주기는 했습니다...

(임신을 기다리며 테스트기 하나씩 쓰는 그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는 남편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

이 글을 읽어보시는 남편분들이 있다면 이해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이해하려고 노력이라도 해주십사... 

노력을 못하시겠거든 핀잔주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발~~~~) 

 

그런데... 

3일쯤 지났을까요, 전화상담이 왔습니다... 

오늘 해보니 테스트기상에 양성이 나왔다구요~~~ ㅎㅎㅎㅎ 

혹시(!?)라고 말씀드린게 내심 뿌듯했습니다. 

이분은 정석적으로 3주기만에 임신에 성공한 케이스 인데요, 

개인적으로도 노력하시고 한약복용이나 치료도 잘 따라와주셔서 좋은 결과물을 만든 것 아닌가 싶습니다. 

 

임신의 성립과정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부분에 문제가 생겨 임신이 안 되는 걸까? 에 대한 질문에 

명료한 답을 줄 수 있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몸과 생활을 이해하고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하나씩 제거해 간다면 

그 과정이 조금은 더 순탄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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