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event_available 21.06.24 11: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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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명주

· 정명주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시험관 직전에 자연 임신 성공...5개월 전에 쓴 이 글을 드디어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location_on지점명 : 강남점

본문

오늘은 기분 좋은, 따끈따끈한 임신 성공 사례 이야기 드려볼까 합니다.

 

# 케이스

 

3년전 결혼 해서 임신시도는 꾸준히 하고 있던 30대 초반의 여성분이었습니다.

 

자연임신 시도를 하다가 잘 되지 않자 산부인과에 가서 클로미펜으로 배란 유도를 하고 임신시도를 해봤으나 실패였습니다.

나이가 젊은 편이었지만 혹시나 싶어 해본 AMH검사에서 42세라는 결과를 받아보고서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분이었다더군요.

자연임신 시도를 몇 주기 더 해보다가 결국에는 시험관아기를 해보자 싶어 난임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1년이 채 안된 사이 AMH 수치는 더 떨어져 0.4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 AMH

 

AMH는 난소나이 검사로 많이 알려져있는 항뮬러리안 호르몬(anti-Müllerian hormone) 수치입니다.

 

AMH는 어린 난포의 과립막에서 분비해내는 호르몬입니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평생 동안 배란 할 난포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그러니 월경을 반복하면서 난포를 소진하게 되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난포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
하지만 AMH가 이 어린난포의 갯수에만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건 AMH에 대한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평균적인 AMH의 수치는 아래의 표를 참고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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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20대 초중반까지 5이상을 유지하다가 30대에 들어서면서 하향 곡선을 그리게됩니다.

 

35세를 전후로 3정도의 수치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40세 전후에 1정도의 수치를 나타냅니다.

이 표는 어디까지나 평균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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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자료를 보면 상위 10%(노란선)와 하위 10%(파란선)의 격차는 상당합니다.

 

이 격차 틈 어디에 내가 해당하는지에 따라 내 난소의 노화 정도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고 그 평균 수치를 기준으로 내 난소나이를 정해서

말해주게 됩니다
.

 

물론 이 수치의 분포가 이렇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험관을 하기 위해 과배란을 하게 될때 얻을 수 있는 난자의 갯수가 이 수치와 상당히 비례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수치와 임신율, 출산율이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AMH가 낮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다음 기회에 조금 더 말씀드리도록 하고, 케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 ?

 

사실 AMH가 낮게 나온 것도 중요하지만 왜 30대 초반의 연령이 난소나이가 이렇게 되었을까? 에 대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해결책을 찾으려면 그냥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낼 수는 없으니까요.

 

역시나 그 내용은 본인에게 물어야 합니다. 가족력이나 다른 질환이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등 자세히 물어야 합니다.

 

물어물어 들어가보니 2,3년전 간호사로 근무했던 파트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체력소모가 있었습니다.

 

이후로 28일로 일정했던 월경주기가 25일로 짧아지고 월경량도 줄어버렸죠.

 

 

자주 보여드리는 그림 입니다만 월경 주기가 짧아지는 경우 일반적으로 배란 되기 전의 기간이 단축되게 됩니다.

 

즉 난소에서 난자를 만드는데 걸리는 기간이 짧아지는 셈이 되는 것이죠.

 

28~33일의 월경 주기를 가지는 분들에 비해 25일 이하의 월경 주기를 가지는 분들의 경우 난자의 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숙난포를 만드는 시간이 짧아지니 질 또한 저하될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 과배란, 시험관

 

그 상태에서 2개월 간격으로 연속해서 두번의 시험관 시도를 하며 과배란을 했습니다.

 

AMH가 낮은 편이라 채취되는 난자의 갯수도 적었지만 난자의 질이 좋지 않았는지 수정도 절반밖에 되지 않고 이식을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43kg이던 체중이 55kg으로 늘어나고 자다가 소변때문에 깨는 야간뇨에, 평소에도 예민하지만 더 민감해져서
잠 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자다가 깨며 숙면이 안되는 상태였습니다
.

시험관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연이어 반복했다가는 몸이 못버틸 것 같아서 일단 현재 몸 상태라도 회복을 시켜보자는 마음에서 내원을 했습니다.

 

 

# 난소기능을 개선시키려면?

 

늘 말씀드리지만 난소는 내 몸의 일부죠. 물론 내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고 건강한 상태라면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비정상적으로 난소기능이 저하된 분들은 분명 신체적
, 환경적 변화가 대체로 관찰 됩니다.

몸의 일부인 난소의 기능에 변곡점을 그리게 만드는 사건이나 계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체크해야 합니다.

 

이분의 경우 근무환경이 가장 큰 자극 요인이었을 것이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긴장, 몸 상태의 변화가 월경에 영향을 준 것이 명확해 보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진행된 과배란과 시험관 시도가 상황을 더 악화시켰을 것이고 현재의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었겠죠.

그렇다면 우선 과도하게 긴장된 상황부터 해결해줘야 했습니다.

평소 있는 소화불량이나 설사, 냉증, 순환장애 등도 고려해야 했지만 과도한 긴장으로 민감해져있는 상태부터 편하게 해줄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임신을 오래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으니 임신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약처방을 쓰고 자연임신 시도를 하면서도 상담할 때마다 말씀 드렸던 내용은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방법이나

불규칙한 식사와 부족한 운동
, 늘어나버린 체중을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렇게 월경 2주기 정도 치료를 하자 월경량이 약간 늘어나고 월경주기가 1,2일 정도 늦춰지기 시작했습니다.

 

 

# 임신 시도

 

시험관 과정이 너무 힘들어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은 상태라 매 주기 임신 시도 날짜를 설명 드리면서 자연임신 시도를 했고

3개월차에 접어 들었을 때 월경 예상일을 1,2일 지나 내원하셔서는 아직 생리를 안한다고 좀 늦어지나보다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이상하다 싶어서 임신 테스트기를 권유했고 두 줄을 확인하고서는 이게 맞는거냐며 테스트기를 진료실로 들고 오셨습니다.

처음으로 임신 양성 반응을 보는거라 이게 맞는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며 가늘게 손을 떨고 계시더군요.

임신이 맞다고 말씀드렸더니 눈시울이 붉어지면 눈물을 툭툭 떨구는데 저도 마음이 촉촉해지더군요...

간단하게 주의 사항과 앞으로 계획을 설명 드렸고 진료실을 나가며 남편분께 전화를 하면서 "오빠~ 나 임신했어!!!"하며

대기실에서 펑펑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 BUT!!!!!!!

 

사실은 여기까지가 5개월 전에 써 놓은 포스팅 내용입니다.

분은 이후 임신 7주차에 계류유산을 했거든요.

그래서 차마 임신 성공이라는 글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유산 과정과 이후 조리를 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추스리는데 시간이 소요가 되었고

이후에도 자연 임신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는 아까워서 유산 후 조리를 하고 치료와 생활관리를 유지하며 자연임신 시도를 했습니다
.

그렇게 3주기의 자연임신을 시도하면서 마음 한켠에서는 자연임신을 기대하지만 혹시라도 몸이 힘들어도 시험관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매 주기 반복되었습니다.

저도 같이 고민을 했고 배란되는 양상이나 자궁내막의 상태를 보아서는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없지 않아

월경
3주기까지 자연임신을 권유하긴 했습니다만, 마냥 자연 임신만을 고집할 수는 없어서

이번 주기까지 시도해보고 그래도 좋은 소식이 없다면 시험관 시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고 얘기를 드렸습니다
.

 

그렇게 3번째 주기에 임신 시도를 했고 며칠 전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임테기에 두줄이 보인다구요...

 

유산 경험이 있어 앞으로의 관리가 더 중요하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임신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좋은 소식이 조금 늦게 찾아왔다면 아마 자연임신에 대한 권유를 고집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거든요.

 

 

# AND

 

앞으로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조심스러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유산 후 조리와 임신 시도 과정에서 자궁내막 상태 개선을 위해 노력을 했고
이후로도 안정적인 임신 유지를 위한 치료를 할 예정입니다
.

 

연령에 비해 좋지 않은 AMH, 오랜 기간의 자연임신 시도, 두번의 배란 유도와 두번의 시험관 실패, 그와 함께 안 좋아진 몸상태,

그리고 그 만큼 겪었을 마음 고생이 모두 Happy ever after...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번째 자연임신이 된 상태는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5개월 전에 적어 놓은 글을 지우지 않고 저장하면서, 꼭 다시 자연임신에 성공해서 이 글을 다시 올릴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다짐 & 욕심을 냈거든요.

5
개월이라는 기간이 짧지는 않았지만 그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습니다.

유산의 심리적&신체적 충격을 조절하고 이후로 자궁내막의 상태를 개선 시키기 위해 처방을 비롯한 치료, 식사, 운동, 생활 등...

그리고 가장 부담이 되었던 자연임신에 대한 기대와 자연 임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없는 상황에서의 불안감을 조절하는 일까지...

 

이후에 더 많은 난관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분의 몸 상태와 개선시켜야 하는 방향성을 알고 있다면

조금은 덜 불안한 상태로 헤쳐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자연임신에 대한 기대, 시험관 시도를 해야 할까?에 대한 의문, 임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

 

임신을 준비 중인 분들이라면 누구나 머릿속에 반복 될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은 사실 누구도 줄 수 없습니다.

 

케이스를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이 케이스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모든 치료가 그렇지만 Case by case이고 각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임신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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