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서연 원장의 진료실 이야기 - ＃4.습관성 유산의 검사 결과와 그에 따른 치료법 ④ 기타 요인

그동안 3번에 걸쳐 ‘습관성 유산의 검사’에 대해 얘기해봤는데요.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글인 만큼 그동안의 내용을 한번 가볍게 정리해볼게요.

3회 연속으로 유산을 하게 될 경우 습관성 유산 검사를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검사 상 이상이 없는 경우가 절반 정도,

이상 소견이 나오는 경우가 절반 정도입니다.

반복적인 유산의 원인 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면역학적 원인으로

항인지질항체증후군, NK cell의 높은 활성도 등이 여기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차지하는 원인은 내분비적 요인으로

여러 호르몬들이 유산에 관여하고 있기에 평소에 호르몬 관련 질환(다낭성난소증후군, 갑상선질환, 당뇨) 등이 있다면 치료를 해야 해요.

또한 난소에서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잘 되는지, 또 자궁내막이 프로게스테론을 잘 수용하는지 판단 후

문제가 있을 경우 난소와 자궁의 기능 상태를 개선시켜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지난번까지 알아본 내용이었죠.

오늘은 습관성유산에서 면역학적 요인이나 내분비적 요인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 요인들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해부학적 원인이나 염색체 이상, 혈전경향 등이 여기 해당해요.

해부학적으로 자궁의 모양이 다르거나 자궁내 유착이 있다면 자궁경으로 수술을 하기도 하구요,

자궁경관무력증이 있다면 임신 후 자궁경부 봉축술(흔히 맥도날드 수술이라고 하죠)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 부부의 염색체를 검사했을 때 드물지만 비정상 소견이 나오는 경우에는

시험관 아기 시술과 착상 전 유전자검사(PGS)를 통해 정상배아를 선택하여 이식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혈전 경향성에 대한 검사는

말 그대로 혈전(혈액 덩어리를 의미해요)이 발생하는 경향성을 보는 것인데요.

혈전이 생기기 쉽다는 말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기에

혈전경향이 있는 경우 태반 형성이 잘 되지 않아 유산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Protein C activity, Protein S activity, Antithrombin 3 activity 이 세 가지의 수치가 낮을 경우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구요,

이 때는 아스피린 혹은 크녹산 주사를 통해 혈액의 응고 성향을 낮추게 됩니다.

엽산대사 관련 요인도 크게 보면 혈전 요인에 포함됩니다.

엽산은 임신이 확인된 후 제일 먼저 복용하는 영양제 중 하나지요.

엽산은 태아의 원활한 성장을 도울 뿐 아니라 모체의 조혈작용을 돕습니다.

엽산의 하루 권장량은 400mg 이상입니다.

식품으로 충분히 섭취하기가 어렵기에 대부분 영양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엽산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영양제를 섭취해도 효과가 떨어진답니다.

엽산대사이상은 MTHFR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MTHFR 유전자 검사 상 CC형이 정상인데, CT형이나 TT형이 나오게 되면 변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MTHFR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엽산의 대사가 떨어지게 되면 독성 아미노산의 일종인 ‘호모시스테인’이 높아지게 됩니다.

호모시스테인이 높아지는 고호모시스테인혈증에서는 혈액의 응고 경향성이 높아져

역시 착상을 어렵게 하거나 태반 형성을 방해하여 습관성 유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즉, MTHFR 유전자 검사 상 CT형이나 TT형 변이가 확인이 되거나,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12 초과일 경우에는

엽산의 활성도가 부족하다고 보고 고용량(하루 4~5mg) 엽산을 복용하게끔 합니다.

지금까지 습관성 유산의 검사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반복적인 유산으로 인해 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나왔다면

그 원인에 따라 알맞은 처치(아스피린, 크녹산주사, 콩주사, 스테로이드, 면역글로불린 등등)를 하면서 다음 임신 시도를 해보면 되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처치를 병행함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전부 다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검사 결과에서 이상 소견이 없을 때도 많구요.

참 답답한 일이지요.

검사 상 이상이 없거나, 혹은 이상이 있어서 알맞은 처치를 했는데도 계속 결과가 좋지 않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앞으로 뭘 해야 할까 정말 막막하고 답답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한방치료 입니다.

‘착상을 도와주는 한약’ ‘유산을 방지해주는 한약’이 딱 하나로 정해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마다 착상이 잘 되지 않거나 유산이 자꾸 반복되는 원인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반복적인 유산이 일어난다면

자궁내막의 두께는 괜찮은지, 호르몬 분비는 안정적인지,

혈액순환은 괜찮은지, 혈액응고가 자꾸 이루어지는 상황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개개인의 체질과 현재 상태(습관성 유산 검사 결과도 포함)에 맞춘 한약 처방으로 임신과 임신 유지를 돕게 되는 것입니다.

반복 유산으로 힘든 몸과 마음, 체계적인 1:1 맞춤 진료로 빠르고 바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