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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한의학 칼럼] (31) 자궁내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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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99호] 2010.04.05

 

 

[한의학 칼럼] (31) 자궁내막증

하복부 차고 힘 없어 생리혈 배출 못해… 복부 힘부터 길러라

옆구리·복부 위쪽까지 통증 올라오기도 ‘간기울결’ 치료하면 자궁내막증도 치료돼

 

 

동의보감에서는 ‘임신이 되기 위해서 여자는 반드시 조경(調經)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이란 여성의 생리 시기가 항상 고르고 생리통이 없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조경’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성의 몸은 항상 따뜻해야 하고 스트레스가 없어야 하며 신체의 혈기가 충만하고 혈액순환이 바르며 자궁이나 난소에 병이 없이 건강해야 한다.

 

조경의 의미는 현대에 와서 더욱 중요해졌다. 여성의 사회적 활동과 사고의 변화로 인해 출산 연령이 예전보다 훨씬 늦어졌으며 자녀 수도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세대에 비해 요즘 여성들은 전 생애에 걸친 생리기간이 훨씬 길어졌다. 어머니 세대가 늦은 초경, 이른 결혼, 잦은 임신기간으로 생리기간이 짧았다면 요즘 여성들은 좋은 영양 상태로 인한 빠른 초경, 늦은 결혼, 줄어든 임신기간으로 생리를 하는 기간이 어머니 세대보다 훨씬 길어졌다는 말이다.

 

생리기간과 관련이 있는 대표적 질환 중 하나가 자궁내막증이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생리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자궁내막증에 걸릴 확률도 증가하고 있다. 자궁내막증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개인의 유전적 소인과 호르몬 등에 기인하여 정상적으로 배출되어야 할 생리혈이 역류하여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의 조직에 부착돼 증식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자궁내막증은 생리기간이 길어질수록 증상이 심해질 확률이 높으며 발병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현대 여성이 더욱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의 대표적 증상은 월경통, 성교통 그리고 불임이다. 사춘기에 시작된 자궁내막증은 초경 때부터 생리를 할 때마다 끊임없이 통증이 있어온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생리통이 전보다 심해졌다거나 생리 양이 많아지는 등 젊은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며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대부분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궁내막증 때문에 임신이 불가능해지거나 통증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상당수이므로 자신의 생리에 변화가 생겼다면 반드시 진단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 자궁내막증은 생리의 이상 중 하나로 본다. 여성의 하복부가 차고 힘이 없어서 정상적으로 생리혈을 배출하지 못하여 생기기 때문에 복부의 힘을 기르고 따뜻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활발히 하고 생리혈이 원활히 배출되도록 한다. 복부와 자궁의 수축력이 길러져 생리통이 감소하고 생리혈이 잘 배출되면 자궁내막증도 치료된다.

 

자궁내막증 환자의 경우 통증이 하복부 이상, 옆구리 혹은 상복부까지 뻗치는 경우도 많은데 한의학에서는 이를 ‘간기울결’이라고 본다. 간기울결이란 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적 요인으로 인한 소화불량, 자궁기능 이상, 생리통을 뜻하는 병리 상태이다. 이러한 간기울결의 병리를 병행 치료하면 자궁내막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자궁내막증은 생리 시 발생하는 질환이므로 임신이 되면 증상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으나 임신이 끝나면 다시 재발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항상 정상적인 생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조경’은 예나 지금이나 중요하다. ‘조경’은 무릇 임신뿐 아니라 여성 평생 건강의 지표가 되는 것이니 여성들은 생리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바른 생리를 유지하여 건강을 지켜야 한다.

 

 

/ 박웅 경희보궁한의원 원장